제가 못살겠습니다.
우리의 외국인 남편 1호 재순이 요즘 백수에 살쪘다고 수염을 기르고 있습니다.
왜 그러냐고 뭐 잘못 먹었냐고 다그치고 회유해봐도 절대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.
그러면서 미국엔 수염기르는 남자가 대세라고....
게다가 섹시하지 않냐고 묻는데 거 참...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상황. ㅋㅋ
문제는 손가락 한 마디(물론 과장해서)정도 수염들이 모두 검정색이 아니라는 것.
중간중간 빼꼼히 나온 하얀 애들보고 놀려도 절대 자를 생각않고
뻔뻔한 얼굴을 하며 쪽집게로 뽑아달라고 부탁을 하덥니다.
그 이유로 요즘 재순이를 재순옹으로 부르고 있지요. 하하핫
피자나 햄버거... 따위(?) 이젠 지겹고, 한국음식은 먹고 싶은데
솜씨도 재료도 없어 네이뇬을 하루종일 검색한 결과 LA찰쌉케이크라는 걸 발견.
과감히 만들려고 재료를 찾는 순간. 좌절.
찹쌀케이크에 제일 중요한 찹쌀가루가 없었던 것이였습니다. 뙇!!!!
오래된 찹쌀가루 있길래 하루종일 푸드 프로세서 돌렸습니다.
그래서 완성한 따부표 찹쌀가루.
그 위에 우리의 재순옹 이렇게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. ㅋㅋㅋ
입자가 대놓고 커 이게 과연 찹쌀케이크가 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되긴 되더군요.
문제는 습식 찹쌀가루. 레시피 양 그대로 했더니 완전 국. 물이 한강. ㅋㅋㅋ
고국을 그리워하며 만든 음식이라고 하던데 우유대신 생크림을 넣었더니 김치가 퐉 땡김.
다음 번엔 제대로 해보겠음. 그래서 남들이 맛보고 뭥미?하는 표정을 못 짓게 하겠습니닷. ㅋㅋ
제가 만든 거 보고 재순이가 "뭥미?"했어요. 입도 안 대고. -_ㅠ 짜잉나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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